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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 요소와 만난 클래식, 돈키호테의 경계 위에서
[NBS 클래식] 음악과 극의 하모니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천상욱 기자 기사입력  2016/10/18 [14:50]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이하 <음악극장4>)가 지난 10월 14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음악과 극의 하모니를 선보인 서울시향의 음악극장은 모놀로그 형태의 <서울시향의 음악극장1 - 죽음과 정화>(이하 <음악극장1>), 두 명의 배우가 연기를 펼친 <서울시향의 음악극장2 - 멕베스>(이하 <음악극장2>), 배우와 발레리나가 함께 호흡을 맞춘 <서울시향의 음악극장3 - 돈 후안>(이하 <음악극장3>)에 이어 배우의 독백과 무용수의 안무,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진 <음악극장4>의 무대를 만들었다.

    

모두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들을 바탕으로 각각 다른 콘셉트로 공연되었는데, 이번 <음악극장4>는 전편의 공연들에 비해 유머스러운 내용이 더욱 가미되어, 감정도 중요하지만 스토리텔링 또한 부각되어 진행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전반부의 공연을 통해, 해설이 있는 음악회처럼 연출한 <음악극장4>

    

<음악극장4>의 시작시 무대에 관악, 타악 연주자들은 미리 입장하여 있었고, 현악 연주자들만 나중에 입장하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향의 첼로 수석인 주연선과 비올라 제2수석인 강윤지가 협연으로 연주를 하였는데, 저음부의 현악기가 협연으로 참여하는 점은 돈키호테의 이미지와 연관되어 생각되기도 하였다.

    

공연 연출가 박상연이 연출을 맡고, 서울시향 최수열 부지휘자의 지휘로 80명의 단원이 연주를 한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의 기본적인 위치와는 달리 첼로와 비올라의 위치가 바뀌어서 첼로 협연의 연주를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배우 박상원은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 <라 만차의 비범한 이달고 돈키호테>에 담긴 이달고의 뜻과 위상을 알려주어 공연의 톤을 익히는데 도움을 주었다.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에 심취되어 환상과 현실을 혼동하는 기사의 삶을 살게 되는데, 요즘 개념으로 보면 판타지 소설에 심취되어 있는 청소년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판타지 소설에 심취한 나머지, 현실의 세계와 판타지의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다루는 단편영화도 나오고 있기에, <음악극장4>의 무대는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실처럼 바라볼 수도 있었다.

    

    

내레이션을 통한 스토리텔링, 영상을 통한 이미지적 전달, 기존의 돈키호테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안무

    

<음악극장4>의 전반부에는 무대 뒷면의 영상과 내레이션이 스토리텔링을 도왔다. 흑백의 이미지적인 영상은 일부러 오래된 자료처럼 영상 속에서 비가 내리게 만들기도 하였는데, 오래된 흑백 애니메이션 영상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풍차가 나오는 부분의 영상은 칼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돈키호테가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는 시점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처럼 여겨졌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스틸사진 같은 느낌도 가끔씩 준 영상은 이미지적으로 전달되었는데, 영상을 통해 소제목을 차례대로 보여주는 것은 그림이 많은 동화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도 주었다.

    

내레이션은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돈키호테와 산초의 대사는 오히려 내레이션이 아닌 영상 속 자막으로 표현되어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영상과 함께 펼쳐진 현대 무용수 서보권의 안무 또한 초반에는 이미지적으로 보였다. 의자에 앉아서 추는 춤도 움직임보다는 이미지적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첼로 독주 연주자 앞에서 무릎 꿇은 무용수는, 이미지적 안무에서 연기적 안무로 점점 안무의 톤을 변화시켰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서보권은 무대 밑으로 내려오기도 하였고, 바닥에 붙어서 바닥을 이용하는 안무를 주로 펼쳤다. 그의 무대와 관객석을 넘나드는 안무는 정상과 비정상을 넘나드는 돈키호테 연상시켰는데, 무대와 관객석 중 어느 한 쪽이 정상이고 비정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경계를 넘나든다는 면에서 그렇게 보였다.

    

독특한 점은 서보권은 안무를 통해 돈키호테를 재해석하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인데, 일반인 같은 몸매에 웃기는 동작 위주로 펼쳐지는 안무는 찾아볼 수 없고, 기존의 돈키호테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을 표현하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무용수의 움직임은 돈키호테의 움직임이기도 했지만, 돈키호테가 사랑하는 말 로시난데의 움직임으로도 여겨졌다.

    

    

후반부의 오케스트라 연주 시간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음악극장4>

    

<음악극장4>의 후반부에는 오케스트라 연주로만 이어졌다. 첼로와 비올라의 2중주 부분도 인상적이었는데, 저음부를 연주하지만 부드러움을 전달함과 동시에 질주하는 느낌 표현하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조명이 들어온 뒤에도 보면등을 켠채로 연주가 이어졌는데, 이런 점은 전반부에 몰입한 관객들을 같은 감정선상에서 후반부로 이어주게 만들기도 하였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극장4>의 교향시 연주는 독특하게 이어가고 있는 음악과 함께 때론 불협화음같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돈키호테가 호탕하면서도 통제 불능의 불안정한 기사라는 느낌보다는, 인간의 고뇌를 가진 안쓰러운 영혼이라고 음악은 말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후반부의 연주를 들으면서 가볍게 밝게 뛰어가는 모습이 아니라 저벅저벅 힘들여 걷고 있는 모습 연상되었는데, <음악극장4> 전반부에 무용수의 춤이 주로 바닥을 이용한 춤이었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도 가능하다.

 

▲ <서울시향의 음악극장4 - 돈키호테> 공연장면     ©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극장4>는 이전의 공연들과 다르게 후반부에 연주된 시간이 전반부보다 더 길었다는 점이 주목되었다. 전반부에 공연과 같이 연주되었을 때 나오지 않았던 연주 부분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음악극장1>, <음악극장2>, <음악극장3>의 후반부 오케스트라 연주는 전반부의 무대 공연 후의 재공연 같이 생각될 수도 있었다. <음악극장4>는 후반부의 음악이 전반부에 모두 나온 것이 아니었고, 내레이션은 돈키호테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배경에 대한 설명이 많았기에, 해설이 있는 음악회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다른 해설이 있는 음악회와 다른 점은, <음악극장4>는 내레이션, 영상. 안무, 연주의 복합 공연을 통해 해설을 하였다는 점이다. 올해 네 번의 음악극장이 마무리되니, 내년에 펼쳐질 새로운 음악극장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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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18 [14:50]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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