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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연으로 만난, 붉은 원을 따라 도는 충동과 본능
[NBS 스테이지]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참가작 ‘붉은 원’
 
천상욱 기자 기사입력  2016/10/15 [23:45]

얀 뢰뢰 무용단과 KNUA(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붉은 원(Red Circle)>이 지난 10월 8일 디큐브시티 내 디큐브광장에서 공연되었다. 세계초연으로 펼쳐진 이 공연은 국제무용 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6) 참가작이다.

    

얀 뢰뢰 무용단은 1994년에 창단되어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에서 공연하고 있는 단체이다. 이번 작품은 힙합 노마드(Nomad, 유목민)이라고 불리는 얀 뢰뢰가 현대무용을 접합하여 만들었으며, 무용수들의 즉흥적인 모티브도 살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힙합과 현대 무용의 만남, 즉흥적인 모티브 속으로

    

<붉은 원>은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디큐브광장에 붉은 선으로 원이 만들어진 후, 붉은 원 주변으로 모여서 관람을 요청하는 안내 멘트가 나오면서 관객들이 붉은 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도록 만들면서 시작한다.

    

붉은 원 안의 붉은색 상의, 검은색 바지를 입은 한 명의 여성 무용수는 빠른 움직임과 천천히 움직이는 동작으로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며 움직임을 보여주다가, 무대에 한 명 한 명 추가되어 모두 12명의 12명의 무용수가 원을 따라 돌면서 본격적인 안무가 시작되었다.

    

원은 고정된 궤도와 경계로 보이기도 하나 무용수들은 원을 벗어나는 시간도 있었고, 의식을 수행하는 듯한 음악에는 트럼펫의 라이브 연주가 더해지기도 하였다.

 

▲ <붉은 원> 공연장면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Roland Germser

    

검은색과 붉은색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얼굴에 서로 각기 다른 붉은 칠의 분장을 하여 전체적인 통일성 속에서 각자의 개별성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12명의 무용수가 빠르게 움직이는 동선은 빙빙도는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붉은 원으로 고정된 영역을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표정의 무용수들이, 붉은 원을 벗어나 반원의 계단형 관객석으로 들어갔을 때, 관객석에는 놀람과 반가움이 강하게 교차되었다.

    

관객석으로 들어간 무용수는 각각 몇 명 앞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특정한 한 명 앞에서 춤을 추기도 하였다.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무용수가 훅 들어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이 라이브로 펼쳐지는 것처럼 연상되기도 하였다.

    

    

야외 공연에서 바닥을 이용하는 춤, 그 평탄하지 않은 느낌 속으로

    

12명의 무용수는 걸으며 원을 돌때도 그냥 같은 대형을 유지하는게 아니라 변형을 계속 주었는데, 바닥을 구르는 모습은 구른다는 느낌을 줄 때도 있었고 꿈틀거린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붉은 원>을 특징적으로 말하면 원을 빠르게 돌면서 펼치는 춤인데, 특히 움직임 속에서 바닥을 이용하는 춤이다. 무용수들은 디큐브광장의 바닥이 무대 바닥이 아닌 야외 바닥이기에 안무를 소화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약간의 요철이 있었으며, 또한 약한 경사도 가지고 있었다. 연습실과는 다른 촉감의 바닥에서 펼치는 안무는 세계초연이 아니라 할지라도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새로운 안무를 보았을 때 관객이 설렘과 놀라움을 느끼는 것처럼, 평소와는 다른 촉감의 바닥에서 안무를 펼친 12명의 무용수들은 공연 자체가 색다른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얀 뢰뢰가 추구한 ‘탈영토화’는 공연 장소를 선정할 때 의도하였던 아니던지에 관계없이, <붉은 원>의 무대 바닥은 평소와는 달리 탈영토화되었다고 생각된다.

    

<붉은 원>은 안무를 멈추어 관객들에게 박수칠 시간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바닥에 구르고 눞기도 했던 무용수들은,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고 넷이 되는 점층적으로 인원이 늘어나는 안무를 통하여 입체감을 주기도 하였다.

    

무용수들은 각각 관객석으로 뛰어들어가며 공연을 마무리하였고, 커튼콜 시간에는 기존의 안무와는 다른 새로운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붉은 원을 따라 도는 충동과 본능은, 무용수들의 무표정한 얼굴 속에서 즉흥적인 모티브가 철저하게 짜여진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촘촘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세계 초연의 <붉은 원>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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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15 [23:45]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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