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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기라기 보다는 반응하기 컨셉으로 주고 받는 춤
[NBS 스테이지]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참가작 ‘메데아’
 
천상욱 기자 기사입력  2016/10/14 [13:40]

토머스 눈 무용단의 <메데아(Medea)>가 지난 10월 11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국제무용 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SIDance2016)으로 공연된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시인의 한 사람인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강렬한 피지컬 댄스로 재탄생시킨 만큼 강렬한 움직임과 함축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사랑받는 자와 사랑받지 못하는 자, 고통이 강렬할수록 다시 살아나는가?

    

공연에 앞서 토머스 눈 무용단의 총감독은, 현대무용은 절대적으로 현재에만 존재하며, 무용은 언어의 보편적인 장벽을 넘는 장르이며, 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는 약한 사회라는 설명을 통하여 작품이 가진 정신세계를 간략하게 전달하여 주었다.

 

▲ <메데아>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Manu Lozano

    

<메데아>는 어둠 속에서 음악으로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파란 톤의 조명 하에, 무용수의 의상도 파란색 계열로 시작하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작품의 메인 조명은 파란색, 붉은색, 흰색, 연두색 등 내용의 전개에 따라 변화하였다.

    

<메데아>는 2015년 바르셀로나 비평가상 최고 무용공연상 수상작이다. 무용수들의 기량을 필요로 하는 안무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나약함과 강인함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2인무가 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반복되는 리듬에 따라 정지 동작 후 빠른 움직임, 그에 이어지는 정지 동작의 반복이 관객들을 점점 익숙함 속으로 중독시킨다. 남녀 1쌍의 무용수 등장하면서 힘의 균형을 이용한 동작을 보여주기도 한다.

 

▲ <메데아>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Manu Lozano

 

한 무용수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무용수가 따라서 움직임을 행한다는 면에서 보면 따라하기인데 같은 동작으로 따라하기는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따라하기라기 보다는 반응하기 컨셉으로 주고 받는 2인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게 생각된다.

    

3명의 남성 무용수와 3명의 여성 무용수가 모두 무대에 올라올 때에는 무용수들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무대 중심이 세상의 중심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반복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음악 속에서 누군가는 무대에 들어오고 누군가는 나가는 교체의 반복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 쪽 방향으로 감정을 몰아치지 않고, 상반된 감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무대

    

무대 조명이 빨간색으로 변화되었을 때, 음악은 오히려 차분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감정을 한 쪽 방향으로 밀지 않고, 강약을 동시에 주는 무대 연출은 인상적이다. 상반된 감정을 무대는 동시에 표현하고 있기에, 붉어진 무대는 열정이라기 보다는 관조적 슬픔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 <메데아>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Manu Lozano

    

서로의 힘과 균형을 이용한 동작 속에서 음악은 고조되면서 서스펜스 강화될 때, 안무는 오히려 안정적이 된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비극이 가지는 복잡한 심경, 상반된 감성을 서로 다른 장치들을 통하여 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반응을 주고 받는 관계성의 안무는 다른 사람의 육체를 이용하여 나의 움직임을 만드는 안무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3명 또는 4명의 무용수가 서로 밀고 당기며 만드는 동작들 또한 스토리가 가진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관계성의 2인무뿐만 아니라, 3인무에서도 3인의 관계성이 표현되는데, 4인무가 되면 2+2의 관계성으로 변환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두색의 무대에서 무대에 쓰러져있는 남녀 무용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안무를 하지 않는 무용수를 퇴장시키기도 하지만 무대에 남겨두기도 하는 것 또한 관계성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

 

▲ <메데아>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Manu Lozano

   

<메데아>에서 비트가 강한 음악이 나올 때는, 현대무용이 가지는 현재성은 음악과 조명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죽음 앞에서 절규하는 듯한 동작, 죽음이라고 느껴지는 상태에 대한 표현은 장면의 전환처럼 멈춘 무대로 표현되기도 하였는데, 정적 시간과 동적 시간의 교차적 공존이 느껴졌다. <메데아>의 내용은 비극적이었지만, 감동은 카타르시스로 크게 남았다는 점이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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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14 [13:40]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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