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NBS스테이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플라멩고가 떠오르는 스페인의, 남자의 춤 바스크
[NBS 스테이지]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참가작 ‘소르바차’
 
천상욱 기자 기사입력  2016/10/12 [20:25]

국제무용 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6)의 스페인 특집 'Spain Dances in... Seoul'의 일환으로 쿠카이 무용단의 <소르바차(Sorbatza)>와 <젤라하우시아크(Gelajauziak)>가 지난 10월 8일 디큐브시티 내 디큐브광장에서 무료공연되었다.

    

예술감독 겸 안무가인 존 마야는 여러 예술장르를 한데 어울러서 바스크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창조, 재해석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소르바차>와 <젤라하우시아크>에서도 그런 모습과 만날 수 있었다. 본지는 <소르바차>와 <젤라하우시아크>의 리뷰를 각각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남자들만 추는 춤, 작은 긴장과 해소의 반복

    

바스크는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는 스페인 북부 지역이다. 바스크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한 <소르바차>는 유럽적인 느낌도 포함하고 있으며, 남자들만 추는 춤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소르바차>에서 쿠카이 무용단의 네 명의 남성 무용수는 관객석에서 서로 소리치고 부르며 입장하였다. 야외공연의 색다른 시작을 알려주며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였는데, 마치 연극 공연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 <소르바차>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Gorka Bravo

    

검은색 의상을 입은 남자 무용수 2명은 싸우는 듯한 동작의 안무를 펼친 뒤, 음악과 함께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시작하였다. 서로 붙었다 떨어지는 안무의 반복은 춤이라는 느낌과 거리에서의 퍼포먼스라는 느낌을 동시에 가지도록 만들었다.

    

지나가는 행인 컨셉으로 있다가 안무에 참여한 또 다른 두 명의 무용수는 스피커 위에 뒤돌아 앉아 있었다가 안무에 참여하면서, 야외공연에서 무대에 갑자기 등장하는 듯한 연출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억압된 느낌을 표현한 <소르바차>는 2명의 2인무에서 3인무의 군무, 4인무의 군무로 확장시켜 나가면서 동작과 감정을 점층적으로 쌓아가고 있었다. 서로 결투를 할 것 같다가도 리드을 같이 타는 군무를 가미함으로써, 작은 긴장과 해소의 반복을 통해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스피커의 이동으로 공간 창출

    

<소르바차>는 스피커의 이동으로 공간 창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은 있지만, 별도의 조명은 없이 야외의 자연조명 이용하여 진행된 안무에서, 네 개의 스피커 안에 한 명의 무용수를 가둠으로써 스피커의 소리 안에 갖히게 되는 것을 표현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다른 무대장치나 조명, 영상 없이 소리의 공간을 만든 것인데, 안무가 펼쳐지는 공간의 분리와 연결이 쉽지 않은 외부공간에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다른 세 명의 무용수는 마치 지나가던 관객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어, 그 시간 동안 캐릭터를 확연히 분리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 <소르바차>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Gorka Bravo

    

<소르바차>에서 무용수들은 주체와 객체가 되어 안무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때론 제3자처럼 관조적인 모습을 취하기도 한다는 것이 주목되었다. 계단형 좌석에 앉아 관람한 관객들이 공연을 받아들이며 관람한다고 한다면, 공연이 펼쳐지는 야외 무대 뒷편에서 서서 관람하는 관객들은 관찰하는 자가 되거나, 백스테이지에 있는 스태프의 시야로 관람하게 된다고 볼 수 있었다. 계단형 좌석에서 보이는 이러한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라이브 영상을 공연에 오버랩하는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소르바차>는 공중높이 발차기 동작. 뒤돌아 높이 차기 동작 등 경쾌한 발놀림이 돋보이는 업바운스의 춤이기 때문에 더욱 흥겹게 느껴졌다. 마치 태권도와 같은 격투기를 연상시키는 동작은, 다른 무용수에게 시비를 걸며 갈등을 유발하는 공연의 분위기와 어울렸다.

    

이 작품은 죽음을 물리치고 생명과 화합을 이룬다는 신성한 과업을 맡은 네 남자의 투쟁의 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를 제압하고 굴복하는데 머물지 않고, 조화로롭게 화합을 이루려는 모습은 안무의 완급 조절을 통해서도 관객들에게 전달되었다. <소르바차>는 이런 내용을 모르고 관람하더라도 움직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도 돋보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6/10/12 [20:25]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