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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기법과 관점이 결합된, 눈으로 보는 음악과 춤
[NBS 스테이지]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참가작 ‘혼합’
 
천상욱 기자 기사입력  2016/10/09 [00:09]

안성수픽업그룹의 <혼합>은 국제무용 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9회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후즈 넥스트로 참여한 작품이다.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장단과 강약을 가진 음악과 함께 전통 춤의 움직임과 현대 무용의 움직임을 모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안무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안성수 교수는 김설진, 정영두, 김보람 등 내로라하는 젊은 안무가들을 가르쳤다.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안무, 무용수의 장점을 살리는 안무가 좋은 춤이라고 말하는 안무가의 의견처럼 <혼합>은 다양성 속에서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아하고 품위있게 정적인 움직임으로 시작한 춘앵무

    

<혼합>은 무대 중앙 4각 조명 안에 있는 1명의 여성 무용수가 단아하고 품위있게 회전하는 독무로 시작된다. 6개의 장면 중 첫 번째 장면은 보렴에 맞추어 춘앵무가 펼쳐졌다.

 

▲ <혼합> 공연장면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Park Sang Yun

    

보렴은 조선시대 사당패(유랑극단)에 의해 불려진 남도민요의 한 곡으로 불경의 축원문에서 나오는 말로 시작되어 왕가의 번영을 축원한 노래이고, 춘앵무는 1828년 조선시대 순조때 만들어진 작품으로 효명세자가 어머니의 생신을 위해 안무하였으며, 봄날 아침에 버드나무 가지에서 노래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화하여 화려함과 우아한 아름다움이 특징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다.

    

<혼합>의 첫 장면인 ‘춘앵무’는 관객들을 차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다. 이어지는 양금과 칼춤이 소리가 있는 안무, 소리가 있는 움직임이라면, 춘앵무는 품위가 있는 안무, 품위가 있는 움직임으로 느껴졌다.

    

    

동서양의 음악 속에 들어 있는 동양적 움직임

    

<혼합>의 두 번째 장면인 ‘양금과 칼춤’은 동서양의 음악 속에 들어있는 동양적 움직임과 현대적인 안무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양금은 철사로 제조된 우리나라 유일의 현악기이다. 현악기이지만 철사로 된 현을 쳐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타악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고, 타현악기로 구분되기도 한다.

    

양금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현악기가 주는 애절함과 구슬픔보다는 맑은 소리가 주는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실로폰이나 피아노가 주는 음색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양금은 서양의 덜시머(dulcimer)와 쳄발로(cembalo)로 같은 현악기로 알려져 있다.

    

양금은 당초 고대 아시리아(Assyria)와 페르시아(Persia)에서 기원된 악기로 우리나라에는 여러 경로 중 중국을 거쳐 조선시대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양금 자체가 동서양의 소리를 모두 담고 있는 악기라고 볼 수 있다.

 

▲ <혼합> 공연장면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Park Sang Yun

 

검은색의 상하의 의상을 입은 여성 무용수는 칼춤에서 한국 무용과 현대 무용이 섞여있는 느낌의 안무를 펼쳐보인다. 2명의 무용수가 같은 동작을 하는데도, 나팔바지의 느낌을 주는 하의를 입은 무용수와 스키니의 느낌을 주는 하의를 입은 무용수가 다른 느낌을 주었는데, 이 또한 동서양의 안무가 섞여있는 느낌을 배가시켰다.

    

전통 무용의 동작이 살아있는 칼춤이 펼쳐질 때에도 현대 무용의 안무가 느껴지기도 하고, 팔, 다리를 길게 사용하는 발레적 동작을 연상시키게 만든다는 점은 공연의 제목인 <혼합>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어 주었다.

    

칼춤을 추는 4명의 여성 무용수 사이에서 반대방향으로 서있는 1명의 남성 무용수는 헤드폰을 쓰고 있다가 안무를 소화하였는데, 전통 리듬에 맞추어 스트릿댄스를 추는 느낌도 들었다. 빠른 움직임은 광기에 가득찬 안무처럼 여겨졌다.

    

    

타악적인 강렬한 리듬, 전통적인 움직임의 강화

    

<혼합>에서 ‘Love the way you lie’와 ‘Three line dance’는 이전의 안무들과 다르게 다가왔다. 클래식적인 음악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부드러움 속의 빠름으로 4명의 여성 무용수들이 약간씩의 변형을 주며 대형을 만들기도 하였다.

 

▲ <혼합> 공연장면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Park Sang Yun

 

‘Percussion dance(immixture)’는 마치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는 타악적 리듬으로 안무가 펼쳐진다. 칼 군무가 아닌 무용수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면에서 보면 프랑스 안무의 스타일이 떠오르기도 한다. 남녀가 추는 2인무는 리듬에 맞추어 추는 커플댄스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데, 전통 음악이 나올 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무대에 불이 켜지며 정지 동작으로 마무리되는 부분에서 관객들은 공연이 종료된 것으로 생각하여 정말 큰 박수를 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뒷 부분에 이어진 장면은 정규 공연이었지만, 한참의 박수 소리를 들은 뒤라서 커튼콜처럼 생각된 점도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 <혼합> 공연장면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by Park Sang Yun

    

‘Gut for Paris’는 음악이 없는 천천한 움직임으로 시작했다. 적막과 밝음 속에 서서히 움직이던 무대는 강렬한 전통 음악과 함께 인상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혼합>의 마지막은 무반주로 노래를 부른 ‘창사’였다. 창사는 궁중무용을 출 때 춤추다가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가 끝나며 무대는 어두워지면서 마무리되었는데, <혼합>의 시작과 끝을 정적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이 주목되었다.

    

안성수픽업그룹의 무용수 김민지, 김지연, 김현, 이주희, 장경민이 보여준 <혼합>은 그야말로 안무자 안성수와 다섯 명의 무용수들의 개성과 장점을 잘 살린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톤의 음악과 안무를 연결되는 감정선상에서 소화한 점은 무척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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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09 [00:09]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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