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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향한 청소년들의 꿈, 같이 보러 가시죠"
[임동현의 돋보기 졸보기]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존재의 이유'
 
임동현 기자 기사입력  2015/08/04 [18:05]
영화를 꿈꾸는 세계 청소년들의 영화 축제인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5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간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올해도 이 영화제는 세계의 다양한 청소년 영화와 함께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영화들이 선을 보이며 방학과 휴가를 맞은 청소년들과 어른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전할 예정입니다.
 
올해 영화제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갑작스런 임금 체불 논란이 일어났고 '임금 체불'이라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쪽 입장만 듣고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도 영진위의 결정만 믿고 지원에서 배제하면서 사실상 외부의 지원 없이 영화제를 치러야 했습니다.
 
임금 논란이 불거진 올초부터 NBS 국민방송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어려움을 계속 봐왔습니다. 특히 본지가 직접 확인한 영진위 회의록에는 영진위가 지원 지속을 주장한 위원들의 발언을 '소수의견'으로 넘기고 자신들의 뜻대로 지원 중단을 결정한 내용이 그대로 공개됐지요. 이런 심각한 상황을 외면한 채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절반 축소'에만 신경을 곤두세운 몇몇 언론들의 태도에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영진위가 거절하고 서울시가 거절하고 심지어 영화제 장소를 잡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마지막에 장소가 결정되면서 비로소 영화제는 닻을 올릴 수 있었지요. 그렇게 어려움을 헤치고 5일 개막식이 열립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역사는 쉽게 안 끝납니다.
 
▲ 'Keep On Going'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포스터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그런데,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 왜 영화제는 열려야하는 것일까요? 17년의 역사, 세계 3대 청소년영화제로의 도약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주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바로 청소년들의 미래, 청소년들의 해방구가 남아있어야 하며 그들이 가진 꿈을 빼앗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강한 힘 '청소년들의 무한한 꿈'
 
사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해마다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비단 올해만 어려웠던 게 아닙니다. 매년 고비가 있었고 그 고비를 넘기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16년을 서울에서 버텼습니다.
 
그동안 서울에서는 각종 국제영화제가 난립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충무로영화제가 그랬고 사회복지 영화제, 시네마디지털 서울 등이 나왔지요. 그러나 이들 모두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외형만을 생각했지만 정작 영화를 봐야 할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사라지고 말았죠. 그 서울에서 십년을 넘게 버텼던 영화제가 바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랍니다.
 
항상 예산 부족으로 신음했고 '청소년 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지배했던 이 곳에서 여타 영화제를 제치고 16년을 버틴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영화를 향한 아이들과 청소년의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한국을 넘어 세계의 청소년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세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내놓고 한국에 모여 함께 '청소년영화캠프'를 통해 어울리며 영화를 배우고 영화를 찍으며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눕니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친구가 되고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를 통해 성숙한 소년 소녀로 자라게 됩니다.
 
▲ 영화제는 매년 '청소년영화캠프'를 마련했습니다. 올해도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해 영화를 통해 우정을 쌓으며 꿈을 펼칩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몇년 전 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고 심사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언제 가능한지요?" 영화제 관계자의 답변은 "그것이 우리의 꿈입니다"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것을 꿈으로만 지부했을 때 이미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상영하고 심사하고 상을 줬던 자리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였던 것입니다. 이미 그들보다 앞서가 있었던 것이죠. 결국 그 영화제는 '백일몽'만 꾸다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는 여타 영화제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힘이 있었습니다. 바로 '청소년들의 무한한 꿈'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제는 중단될 수 없었고 그렇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치뤄왔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왜 청소년영화제가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꿈을 없애는 것은 목숨을 뺏는 것과 똑같은 것이니까요".
 
꾸밈없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박수만 치셔도 됩니다
 
실제로 올해 경쟁 부문을 보면 다양한 내용을 담은 청소년들의 영화가 나옵니다. 이주 청소년이 직접 자신과 자신의 엄마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내놓았고 교회 학교를 다니는 불자 청소년, 반장이 되고픈 탈북자 청소년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봉사 시간을 채우려는 학생, 축구를 잘 하고 싶어하는 학생, 과거의 엄마 아빠를 만나는 학생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직접 겪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카메라를 잡고 재기발랄하게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꾸밈없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선보입니다.
 
▲ 올해 경쟁13+ 부문에 오른 <굿모닝 로니>는 이주청소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영화가 상영되는 '경쟁9+',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경쟁13+'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섹션입니다. 물론 청년들이 청소년을 소재로 만든 '경쟁19+' 부문도 빼놓을 수 없지만 청소년영화제가 진정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 '경쟁9+' 섹션과 '경쟁13+' 섹션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적어도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신촌 일대는 잠시나마 입시에서 벗어나 영화를 통해 꿈을 키우고 그것을 실제로 이루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함성이 있기에 영화제는 올해 슬로건처럼 '계속 전진(Keep On Going)'할 지도 모릅니다.
 
꾸밈없는 청소년들이 선보이는, 꿈이 가득 담긴 영화. 새로운 영화를 접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함께해도 좋을 소중한 자리입니다. 영화를 보고 큰 박수만 쳐줘도, '가능성이 있네'라고 생각만 해줘도 그들은 분명 세계 영화의 미래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영화의 밝은 미래'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혼자 즐기기엔 미안하네요. 같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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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8/04 [18:05]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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