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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권력, 언론권력'의 추한 얼굴, 참 기묘하죠?
[임동현의 돋보기 졸보기] 최근 접하고 또 접하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
 
임동현 기자 기사입력  2015/07/03 [18:28]
【NBS 국민방송=임동현 기자】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왠지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때는 놓치긴 했지만 그냥 넘기기엔 너무나 아쉬운 '기묘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기묘함의 이유는 바로 '권력'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 권력에 기생하면서 그렇게 살아남으려는 '소인배'들이 '호가호위'하려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쓰려는 제 마음도 솔직히 기묘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죠. '기묘한 이야기'.

'문화권력' 존재 확실히 드러낸 '신경숙 논란'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은 정말 시끄러웠습니다. SNS에는 신경숙의 표절 문구를 패러디한 글들이 홍수를 이뤘고 하필이면 왜 일본의 극우 소설가의 글을 베꼈냐는 비난도 나왔습니다. 그의 전작들 또한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여러 주장들이 문학평론가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 표절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소설가 신경숙     ©연합뉴스

신경숙은 자전적 소설 <외딴 방>을 통해 자신이 소설을 배운 방법은 '필사'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외딴 방>의 주인공은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공책에 베끼며 글을 쓰기 시작하죠. 몇몇 이들은 이 사실을 거론하며 그가 필사를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글을 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려해도 솔직히 그의 행동이 용서가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한 사과문,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정말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 내용이 없습니다. 그저 '난 안 베꼈는데' 이뿐입니다. 자신은 소설을 쓰는 것이 삶이기 때문에 절필을 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양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비록 그것이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해도 잠시 붓을 꺾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합니다. '내 공부가 모자랐다'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더 공부해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겠다'라는 성찰의 자세가 필요했는데 신경숙은 그것을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삶과 다름없는 소설 쓰기를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내버려두다니, 정말 기묘하죠?

왜일까요? 신경숙 자신이 스스로 '내가 권력인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멋모르고 신경숙을 '쉴드'치려 하다가 독자의 비난을 받은 창작과 비평사도, 독설과 혹평으로 평론계의 정상에 오른 평론가 남진우가 정작 자신의 아내인 신경숙의 표절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자신이 권력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묻어두려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독설가가 정작 자신의 아내의 표절에 함구하다니, 정말 그것도 기묘하죠?

신경숙이란 권력이 흔들리면 자신들의 자리도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독자가 아무리 비난을 해도 권력만 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경숙의 표절 논란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었던 '문화권력'의 존재를 만천하에 공개한 사건이라 할 만 합니다.

'정치 문제' 끌어들이기 위해 근본 문제 외면한 진보 매체

진보 매체로 잘 알려진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앞다투어 실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었죠. 이들은 즉각 영진위가 국제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 죽이기'에 나섰다고 보도했고 이는 곧 정치적인 음모가 숨어있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했습니다.

사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런 보도를 할 만 합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의 영화제 상영을 부산시가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측이 상영을 강행했고 올초 부산시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홍역을 치뤘습니다.

여기에 예산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진보 매체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비판거리였죠. 그렇게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축소'는 영진위와 정권의 횡포로 인식되며 큰 이슈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달려들면서 예산을 아예 없애버린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어려움과 영진위가 광주국제영화제에 예산을 주기 위해 편법을 쓰려했던 부분은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올해 영진위의 지원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진보 메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축소만을 강조했을 뿐이었습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실제로 본지의 취재를 통해 회의록의 내용이 공개됐고 이로 인해 모든 영화제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려는 영진위의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부산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임금 체불'건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를 미끼로 지원금을 줄여버리고 각종 영화제 예산을 좌지우지하려는 영진위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외면한 채 그저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줄였다. 정치적 음모다'라는 것만 보도하려는 소위 '진보 매체'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그렇게 비난하는 '조중동'의 그림자가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기묘하죠?

'파파라치 보도'의 망신과 '말장난 제목'으로 클릭 늘리려는 언론

'파파라치 보도'로 이름을 제대로 알린 매체가 있습니다. 바로 디스패치죠. 원빈-이나영, 김태희-비, 오승환-유리, 이승기-윤아, 김연아-김원중의 데이트 모습을 몰래 찍어 터뜨린 바로 그 매체입니다. 사진이 공개된 당사자는 결국 연애 사실을 인정했고 그로 인해 디스패치의 '화양연화'는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크게 둘로 갈라집니다. '파파라치', '연예인 사생활이나 캐는 찌라시'라는 비난과 '증거를 보여주는 매체', '취재 능력은 인정하자'는 인정입니다. 어떤 이는 '적어도 디스패치처럼 취재하라'는 말도 합니다. 비록 '파파라치'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취재하는 능력은 인정해야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런 디스패치의 능력이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노홍철 음주운전 단독 보도를 성공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디스패치가 일부러 사건을 유도했다는 설이 솔솔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른바 '이태임-예원 설전' 논란 당시 녹취록을 담았다며 이태임의 욕설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판결(?)을 내렸다가 예원이 욕설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희대의 오보'라는 망신을 당했죠.

그리고 최근 디스패치는 배우 이종석과 박신혜의 데이트 사진을 공개하며 '4개월째 열애'를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양측은 과거 커플들과 달리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같이 작업하는 일이 있기에 서로 데려다주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교제설이 나온 배우 박신혜와 이종석     ©SBS

결국 디스패치는 '미공개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사진들을 올린 뒤 "두 분의 우정이 계속되길 빕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은 사진을 계속 보여주며 어떻게든 '이래도 둘이 안 사귄다고?'라고 항변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우정이 계속되길 바란다"는 인사는 비야냥처럼 들렸습니다. 한마디로 '뒤끝 작렬'이라는 것이죠. 잘 나가던 매체가 이처럼 뒤끝 작렬 기사를 싣다니, 정말 기묘하죠?

덧붙여 인터넷 연예매체들이 연예인 사진을 찍고 '반전 뒷태', '베이글녀' 운운하며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진을 올리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니 아예 최근 한 매체는 '런닝맨' 팬미팅차 출국하는 배우 송지효의 사진을 연속으로 올리며 '메롱이지효', '배꼽 보이지효', '웃음이 나지효' 등의 말장난식 '낚시' 제목을 달고 버젓이 기사라고 내놓았습니다. 참 기묘합니다.

▲ 한 매체의 송지효 사진 기사     © 인터넷 캡쳐

참 장황하게 '기묘한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이 세 경우는 모두 '권력'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을 갖게 되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하고 자기 편들을 무조건 감싸기에만 바쁘며 자신의 논리에 갇혀 다른 이의 모습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어떻게든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기에 바쁘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부나비들은 이들의 모습을 따라하기에 바쁩니다. 그래야 자기가 '권력에 다가섰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안타깝습니다. '진보'가, '정론'이, '감성'이 이처럼 엉망진창으로 변하다니요. 그리고 말장난 제목으로 클릭수만 늘리려는 기사들이 버젓이 언론 매체의 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니요. 이 '기묘한 이야기'를 여러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같이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습니다. 그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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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03 [18:28]  최종편집: ⓒ NBS국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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